동물병원에서 일하다보면 이물을 먹어 내원하는 환자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환자마다 먹고 오는 이물도 매우 다양합니다. 주로 음식이 아닌 것들을 먹었을 때를 이물이라 하며 비닐, 동전, 뼈, 개껌, 고무줄, 신발끈, 양말, 블루투스 이어폰 등등 입으로 물 수 있는 것들이라면 모두 강아지가 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물의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응급가능성이 있는 만큼 초기의 대처와 지속적인 관찰이 중요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먹어서는 안되는 이물을 먹었을 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이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 

삼킨 이물이 장을 통해 잘 빠져나와 변으로 나온다면 대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 이물이 장관내에서 배출되지 못할 경우 문제가 됩니다. 이물은 위장관내의 어느곳에서나 걸릴 수 있으나 주로 위나 장관내 좁은 부위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물로 인해 장의 중첩, 꼬임, 폐색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물 주변으로 염증 및 감염이 발생할 경우 이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병원에는 연령과 종에 상관없이 다양하게 오는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어린 개와 고양이들이 이물을 문제로 내원하는 편이며 특히 고양이는 실로 된 것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개에 비해 고무줄, 신발끈, 실과 같은 끈이물을 문제로 오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선으로 된 이물은 주로 혀뿌리나 위 유문부에 걸릴 수 있으며 이러한 이물을 뒤로 보내기 위해 장이 연동하면서 장이 이물주변으로 점차 몰리면서 주름모양으로 막히게 됩니다.

증상은 이물에 의해 장관이 막힌 정도, 부위, 기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편이며, 증상이 이물 섭취 후 수주가 지났음에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갑자기 막힌 경우 급성 복통과 함께 극심한 구토, 헛구역질, 피를 동반한 설사가 발생하며 배를 만졌을 때 통증 반응을 보입니다. 만약 이물 섭취를 인지하지못하고 시간이 지나거나 이물이 부분적으로만 장을 막았을 경우 증상은 더욱 애매모호해져 감별이 어려워집니다. 주로 지속적인 식욕저하, 체중감소, 산발적인 구토와 설사로 나타납니다. 지속적인 구토로 인해 탈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물에 의해 장이 막히게 되면 해당 부위의 혈액 순환이 원활이 이루어지지 못하여 장점막에 손상을 입히고 괴사를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장이 막힌 상태에서 장연동이 계속되는 경우 이물 주변 장점막이 상처를 받게 되고 장천공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장천공으로 인해 주변에 염증이 발생하면 복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복막염이 발생한 경우 사망률이 높아지고 치료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2. 이물의 진단과 치료 

이물의 진단에 있어서 엑스레이 검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금속성이나 방사선이 투과하지 못하는 이물인 경우 엑스레이 상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엑스레이상에서 확인할 수 없는 이물의 경우 장에 가스와 액체가 차서 부풀어 오르는 소견을 통해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엑스레이상 여전히 명확하지 않는 경우 조영검사, 초음파검사를 진행하거나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엑스레이를 촬영함으로써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확진은 내시경을 통해 할 수 있지만 마취를 해야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환자의 탈수, 전해질 불균형, 빈혈, 염증 정도를 판단하여 체내의 불균형을 수술 전에 교정한 뒤에 수술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선이물의 경우 종종 입안을 살펴보았을 때 줄이 혀에 감겨 걸려있는 것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물이 막힌 부위, 막힌 정도, 기간 등에 따라 예후가 매우 달라지기 때문에 초기에 진단되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물로 인해 장이 막힌 것이 확실한 경우 더 위급해지기 전에 처치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우선 최대한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해결 할 수 있도록 해봅니다.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구토를 유발시켜 볼 수 있으며, 내시경을 이용하여 꺼내는 것 또한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식도에 뼈나 개껌이 걸린 경우 내시경을 이용하여 꺼내거나 혹은 위 내로 밀어 넣어 위내에서 소화 되도록 기다려보기도 합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못한 이물의 경우 수술을 진행합니다. 이물에 의한 장관 막힘은 초기에 진단되어 치료된 경우 합병증을 예방하고 예후가 좋은 편이지만 너무 지체되어 이차적인 장천공, 복막염이 발생한 경우 집중적인 합병증 관리가 필요합니다.

✔️ 수의사가 알려주는 핵심 Tip 

이물과 관련된 진료는 주로 보호자들이 먼저 집에 사라진 물건이 있다거나 반려동물이 삼킨 것을 목격했을 때 내원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낫지않는 구토, 설사의 원인이 보호자가 인지하지 못했던 이물이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실례로 완화되지 않는 산발적인 구토, 점진적인 식욕저하 환자의 원인이 보호자도 모르는 사이에 강아지가 삼킨 이물 때문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물의 가능성이 낮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구토가 발생한다면 혹시나 집에 사라진 물건이 있지는 않은지 이물의 가능성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 위 정보는 2025년 06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