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올리브(오른쪽 사진)가 밖에서 머리 둘 달린 뱀(왼쪽 사진)을 물어왔다.
[노트펫] 가끔 고양이들이 쥐나 새를 물고 돌아오면, 집사들은 난감해진다. 예의바른 고양이가 집사 선물로 머리 둘 달린 새끼 뱀을 물고 돌아왔다고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州)에 사는 집사 케이 로저스의 회색 고양이 ‘올리브’는 예의가 바른 고양이다. 항상 외출하고 돌아오면서, 집사의 선물을 잊지 않았다.
그런데 올리브가 최근 집사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줬다. 로저스는 “오늘 딸이 나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서 ‘엄마, 고양이가 머리 둘 달린 뱀을 가져왔어.’라고 알렸다.”고 말했다.
당황한 모녀는 거실을 활보하는 새끼 뱀을 잡아서 플라스틱 상자에 넣고, 플로리다 어류야생보호위원회(FFWCC)에 신고했다. 다행히 올리브가 물어온 뱀은 손가락보다 가는 굵기의 어린 뱀이었다.
이 뱀은 검은채찍뱀으로, 일란성 쌍둥이가 배아 발달단계에서 분리되지 못하고 머리가 결합돼 한 몸에 머리 둘 달린 뱀이 됐다.
FFWCC는 그 뱀의 종류가 독이 없는 남부 검은채찍뱀(학명 Coluber constrictor)이라고 확인했다. 척추동물 일란성 쌍둥이가 배아 발달 단계에서 분리에 실패해서, 머리가 결합된 이두(二頭) 현상(bicephaly) 때문에 검은채찍뱀의 머리가 둘이라고 FFWCC는 설명했다. 거북, 도마뱀, 뱀, 인간 등에서 이 현상을 볼 수 있다.
FFWCC는 야생에서 머리 둘 달린 뱀이 살아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뇌가 2개라서 서로 다른 결정을 내린 탓에 먹이를 잡아먹거나, 포식자로부터 도망치는 능력이 저해된다고 한다.
검은채찍뱀은 어릴 때 회색에 적갈색 반점이 있지만, 다 자라면 검은색에 턱에 하얀 무늬가 있다. 주로 북미 지역에 서식하며, 플로리다 주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플로리다 주에 사는 검은채찍뱀들은 개구리, 도마뱀, 작은 뱀들을 먹고 산다고 한다.
로저스 모녀는 고양이 올리브의 성의를 생각해서 머리 둘 달린 뱀을 반려동물로 키우기로 결심하고 닷새간 돌봤다. 로저스는 “아주 통합적이지 못해서” 밥을 주면, 한쪽 입은 먹이를 받아먹으려고 하는데 다른 입은 반대 방향으로 간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뱀이 “키우기 수월한 반려동물”이라며 “나는 정말 뱀이 잘 자라는 것을 지켜보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저스의 페이스북에 뱀을 팔라는 수상한 제안이 쇄도해서, 로저스 가족은 뱀을 FFWCC에 넘겼다고 미국 WFLA 지역방송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