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메리도그하우스
반려견과의 여행. 욕심과 배려의 중간, 그 어디쯤.
나와의 여행을 위해, 반려견은 많은 적응을 해야 한다. 처음 보는 공간과 가구 배치, 낯선 냄새와 온도, 어색한 질감의 바닥과 벽지, 새로운 친구들. 그래서 가급적이면 집에서 쓰던 노즈워크카펫, 인형과 쿠션, 식기류 등을 꾸역꾸역 가방에 밀어 넣곤 "이것 봐, 널 엄청 신경 쓰고 있어!"라며, 듣는 이 없는 외침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죄책감을 덜어낸다. 유명한 수의사가 조언한 대로 차에 타기 전엔 먹을 것을 주지 않고,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튼튼한 케이지에 애착 인형과 함께 강아지를 쓱 밀어 넣는다.
한 시간에 한 번은 휴게소에 들러 산책하고, 도착 후엔 함께 새로운 공간을 탐색한다. 가족들과 영화와 음악, 바비큐와 술로 스트레스를 증발시키는 시공간의 한구석에는, 내일 다시 먼 길을 움직여야 하는 강아지가 받을 스트레스에 대한 걱정이 머문다.
"이 여행, 혹시 나의 욕심이었을까?" 가속 페달을 밟는 오른발 앞엔 욕심을, 뒤꿈치엔 배려를 얹혀놓고 시소처럼 들썩인다.
그래도 떠나야 하니까
(강아지에겐 미안하지만) 결론은 정해져 있다. 난 여행을 해야 하고, 반려견과 떨어질 순 없다. 그래서 강아지에게, 일방적이지만, 동의를 구하고 '네'가 잘 견딜 것이라는 '나'의 용기를 내어본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하니, 뛰어오르기엔 조금 높은 침대, 기지개 펴기엔 미끄러운 바닥, 안전장치 없는 (복층) 내부 계단에 또다시 미안한 맘이다. 운동장에 널 내려놓으며 "맘대로 뛰어!"라는 외침으로 마지막 양보를 구하며 다짐한다. 다음 여행엔, 난 아무래도 괜찮으니, 꼭 "너"에게 가장 좋은 숙소를 구해보겠노라고. 하지만 막상 검색해보면, 널 완전히 배려할 수 있는 숙소란 마땅치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의 새 희망. "메리도그하우스"
출처 : 메리도그하우스 공식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경기도 양평 청운면의 더렁산과 비룡산 사이를 떠도는 청량한 공기를 독차지한 가현리에 터를 잡은 한 펜션은, 나의 미안함을 덜기에 충분해 보였다. 펜션 성지 '양평'은 물론, 아마도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내가 살펴본 전국 백여 개의 펜션 중 반려견을 가장 잘 배려한한 메리도그하우스를 둘러본다.
따로 또 같이. 하지만 언제든 안전하게.
출처 : 네이버블로거'꼬꾸멍멍'
모든 강아지가 새로운 친구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보호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른 강아지와의 첫 대면이 제일 먼저 주는 감정은 설렘보다는 긴장이다. 특히, 맹견, 몸집이 크거나 조금이라도 입질의 기운이 조금이라도 느껴지는 강아지와 마주할 때 긴장의 시간은 더 길어진다. 메리도그하우스의 운동장은 반려견의 사교성 관점에서 공용과 개별 운동장을 구분하고, 개별 운동장의 문에는 안전 잠금장치가 걸려있다. 바비큐 그릴로부터 잔디 보호를 위해 아래쪽에 깔아놓은 정사각 돌들은, 강아지가 잠시 멈칫하게 하는 "경계 구분"의 느낌을 주어, 보호자들의 바비큐 타임에 안정감을 부여할 수도 있어 보인다.
"낮음"을 통해 "높임"을 말하다
출처 : 메리도그하우스 공식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bloominmay_ , 인스타그램 @leon___choi
다리가 긴 반려견이라면 문제없겠지만, 대부분의 소형견은 침대나 소파를 오르고 내릴 때면 짧은 다리에 "얍"이라는 들리지 않는 기합을 잔뜩 싣고 점프한다. 특히 내려올 때는 바닥과의 충격이 관절마다 전달될 것이다. 메리도그하우스는 침대 그리고 실내외의 다양한 계단, 의자 등에 낮음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강아지에 대한 배려를 높였다. 충격을 감격으로 전환시켰다고나 할까.
둥글둥글 푹신푹신
출처 : 메리도그하우스 공식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나는 좀 유난이라, 어딜 가든 발랄하고 궁금한 것 많은 반려견이 모난 가구에 부딪히지 않을까 걱정이다. 나 같은 소심쟁이 반려인과 반려견의 안전을 위해 메리도그하우스가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가볍고 충격이 적은 라탄 재질의 강아지 집, 타원형 테이블과, 다시, 라탄 의자, 쿠션감과 단단함을 동시에 갖춘 소파. 이쯤 되면 충분하겠다 싶은데, 둥근 냉장고와 공기청정기는 부드러움의 정점을 찍는다. 편한 맘으로 루프탑을 향하면 또다시 아기자기한 푹신함과 유연한 광경이 눈에 띈다. 사실 이런 요소는 반려인에게도 시각적 안정감을 준다. 당신의 반려견이 자유롭게 신날 수 있는 만큼, 반려인의 안도감은 비례하여 올라간다. 결론적으론 모두가 진짜 휴식을 만끽하게 된다.
푹 젖었어도, 뽀송할 수 있어!
출처 : 인스타그램 @jelly.podo, 네이버블로거'꼬꾸멍멍', 네이버블로거 '쏠이'
물을 좋아하는 강아지들의 반려인이라면, 특히 털이 많다면 더더욱, 이런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즐거워 보이긴 하는데.... 언제 다 말리지?".
메리도그하우스는 실내외 수영장을 운영하여 사계절 내내 강아지들의 물놀이를 가능하게 함과 동시에 드라이룸과 대형 드라이기를 비치하여 "뽀송함"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따뜻한 바람을 내뿜는다.
뭐가 참 많으면서도 정갈하기 어려운데 말이다
출처 : 메리도그하우스 공식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새로운 공간의 산만한 환경과 반려인의 분주한 움직임은, 안 그래도 적응에 바쁜 반려견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 메리도그하우스에는 반려인이 반려견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정수기, 전자레인지, 전기포트, 밥솥, 티브이, 블루투스 스피커 등등 많은 준비가 되어 있다. 사물이 많아진다는 것은, 공간을 차지한다는 뜻인데, 마치 숙련된 버틀러(집사)의 손을 거친 듯, 모든 것이 정갈한 덕에 객실 구석까지 따스함과 편안함이 베어 있다.
코로나 시국이 아니어도, 여러 손님이 거쳐가는 숙박 시설의 위생은 기본이다. 메리도그하우스 화장실에 지워지지 않는 단 하나의 흔적이 있다면 그건 바로 인테리어 센스. '우리 집 화장실도 이렇게 꾸미고 싶다'라는 실행가능성 제로의 꿈을 잠깐 꿔본다.
아마도 이 부분은 우주 최강이 아닐까
출처 : 메리도그하우스 공식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최근, 컵라면부터 토스트, 라탄 바구니에 담긴 조식 바스켓 등 호텔화를 추구하는 럭셔리 펜션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메리도그하우스는 고급화를 넘어, 펜션이 도잘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지점에 도달한 듯 보인다. 이유는 바로, 뷔페형 조식.
출처 : 메리도그하우스 공식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신선한 샐러드를 시작으로 토스트, 소시지, 크루아상, 갓 나온 감자 튀김과, 피자, 네스프레소 커피에 형형색색의 과일까지. 늦잠으로 항상 촉박한 체크아웃 준비로 모처럼 다급한 게으른 방문객들도 브런치 카페로 홀리듯 향하게 된다. 친절함과 배려로 어제 하루를 가득 채우신 사장님이, 대체 이걸 다 언제 준비하셨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펜션의 인상은, 때론 관리자 내면의 모습이기도 하다
출처 : 메리도그하우스 공식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메리도그하우스는 가족 중 막내, 귀여운 '팡이'를 위한 맘으로 시작되었다. 몸집이 크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던 몇 차례의 숙소 예약 경험과 가족 사업을 구상하던 타이밍이 겹쳐 양평으로 향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팡이 즉, 반려견을 위한 세심함이 펜션 전체를 감싸 안을 수 박에 없었다. 강아지를 위해 터를 옮기는 이들의 마음이 오죽했을까. 건축 과정 중 여기저기 들이대며 귀여움을 팡팡 뿜고 있는 팡이가, 어쩌면 이 펜션의 철학이자 지향점일 것이다. 우리 모두가 스스로의 반려견을 대하듯이.
아름다운 꽃은 먼저 꺾인다
출처 : 메리도그하우스 공식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아름다운 꽃은 먼저 꺾인다. 메리도그하우스는 아름다움을 넘어 감동적이다. '언제 한 번 가봐야지'라는 달콤한 4월의 상상만으론, 8월이 되어도 메리도그하우스를 경험하기 어려울 것이다. 메리도그하우스는 공식홈페이지,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 전화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블로그 하단의 "메리도그하우스 상세 정보" 참고)
메리도그하우스를 경험한 강아지들의 행복한 순간들
출처 : 인스타그램 @leon___choi, @iambomyi, 네이버블로거'뽀삐', '꼬꾸멍멍'
"하비"가 경험한 메리도그하우스
영상 출처 : 유튜브 HarveyStory_하비스토리 - https://youtu.be/4uIe-Mo4_AQ
참고사항 : 위 글은 작성된 시점을 기준으로의 숙소 환경을 적용하여 실제 구독 시점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 및 정보는 해당 숙소의 승인에 따라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등 공식 채널에서 가져왔습니다. 글쓴이의 주관적인 견해가 반영된 점 역시 참고 바라며, 자세한 문의는 해당 숙소로 연락을 부탁드립니다.
